"청문회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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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47회 작성일 17-05-23 10:13본문
8.22칼럼
“청문회를 준비하라!”
검증을 받아야 장관된다
요즘 장관되기 쉽지 않다. 군사정부시절에는 아무나, 아무 때나 장관을 할 수 있는 것같아 보였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장관은 실력을 갖추고 경륜을 쌓고, 리더십과 정치력도 있어야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어느 부서 장관을 맡든 우선 선거에서 이기는 쪽에서 알아줄 수 있어야 한다. 소위 정치적 인맥이 있어야 장관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아무도 천거해 주지 않아 아는 사람이 없으면 제아무리 실력을 갖추어도 부름을 받지 못한다. 최근들어 더 중요해진 요소가 있다. 장관은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흠이 없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통령의 인정을 받아 장관급 인사로 지명당하면 철저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국회가 주관하는 청문회에서는 어떻게 하든 집권당의 권위를 깔아 뭉게고 싶은 야당의원들이 눈을 부라리며 흠을 찾아내기에 바쁘다. 후보자는 자신 뿐 아니라 가족들의 삶도 몽땅 드러내야 한다. 장관자리 하나 때문에 사실상 온갖 수모를 다 겪어야 한다. 국회가 개최하는 청문회니까 있는 일, 없는 일 전부 까발리고 그렇지 않음을 입증해 내라고 호통을 친다. 군 면제, 세금 포탈, 위장전입, 농지구입, 부동산 투기 등등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도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동일한 범법행위들이 계속 지적되고 있어 모두를 안타깝게 한다. 소위 사회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은 전부 한 두 가지 불법행위는 저지른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반 서민들이야 저지를 수도 없는 범죄목록들이다.
수난당하는 국정책임자들
요즘 김태호 총리 지명자를 비롯한 장관 내정자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래도 나라의 대사를 맡을 사람들인데 사실여부 확인도 없이 마구잡이로 의문을 제기하며 개인과 가정들을 할퀴어댄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도대체 그동안 자기분야에서 그렇게 잘나가던 분들이 무슨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저렇게 명예에 손상을 받아가며 장관하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도 일단 허리 굽혀 절을 하고,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일을 반복한다. 물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책임질 분이 생길 것’이라는 말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현하는 후보도 있지만.
흔히 말하는 대로 청문회는 장관들에게 현안 문제와 국가의 미래에 대한 정책적 입장이 무엇인지를 따져 묻기 위한 절차이다. 그런데 국회는 여전히 도덕성 문제를 늘 청문회의 중심주제로 제기한다. 왜 그럴까?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야당이니까 정부의 흠집을 내자는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지금 이 땅의 소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에게 허물이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잘살아 보세’의 구호 속에 품위, 인권, 정직, 질서와 같은 개인과 공동체의 품격을 가다듬을 여유를 전혀 갖지 못한 증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독하게 속물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우리 사회의 전통이 되다보니 좀처럼 허물없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무엇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를 잘 가르쳐주고 있다.
하늘 청문회를 열면
만약 천국 입국을 앞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면 어떻게 될까? 수십 년이 지난 일들이 낱낱이 떠오르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안간힘을 다해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피할 길 없는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차라리 훨씬 편할 것 같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변명할 이유가 없으니 오히려 여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우리는 청문회도 않고 천국 보좌 앞에 설 것이다. 그래도 우린 여기서 청문회를 준비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남편과 아내, 자녀들과 함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할 일을 밝히는 멋진 ‘장관’이 되어야 한다. 성도들이여, 하늘 청문회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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